[스포츠서울 | 황혜정 기자] “이거 하지 마라, 저거 하지 마라는 얘기는 하지 않겠습니다. ”
KIA 이범호 감독이 지난 2월 타이거즈 사령탑으로 부임하며 말한 취임일성이다. 그리고 이 감독은 그 약속을 끝까지 지켜내며 감독 부임 첫 해 정규시즌 우승을 맛봤다.
이 감독은 지난 17일 정규시즌 우승을 확정지은 직후 “그라운드 내에서 플레이는 선수가 하는 것이다. 코치진은 그저 어떤 선수가 그 자리에서 더 좋은 활약을 할 수 있는지 파악하는 역할”이라며 우승의 모든 공을 선수들에게 돌렸다.
이 감독은 “선수들이 마음껏 플레이 할 수 있도록 한다면 1회부터 9회까지 언제든 우리는 점수를 낼 수 있다고 봤다. 선수들에게 그런 긍정적인 마인드를 심어주려고 했다”고 밝혔다.
한 마디로 선수가 놀 판을 깔아줬다는 것이다. 취임일성대로 선수가 자신이 펼치고 싶은 플레이를 마음껏 선보일 수 있도록 이 감독은 믿고 지지했다.
기저엔 KIA 선수단에 대한 믿음이 깔려있다. 이 감독은 “내가 지난 14년 간 KIA에 있으면서 느낀 건, 우리 선수들이 오늘 한 경기는 실패하더라도, 다음 2~3경기는 이길 수 있는 저력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 선수들은 누가 나가도 누구든 잘 해낼 수 있으리라 봤다. 벤치에 있든 어디에 있든 마찬가지”라고 했다.
그 결과, KIA는 거침없이 뛰었다. 겁없이 방망이를 휘둘렀고, 배짱넘치게 투구했다. 두터운 선수층과 핵심 선수들의 활약, 그리고 철저한 전력분석도 우승을 일군 배경이지만, 무엇보다 ‘위닝 마인드’를 심어준 것이 컸다.
‘실패해도 된다’, ‘할 수 있다’라는 마인드가 심어지자, KIA는 지고 있던 경기도 이기기 시작했다. 올시즌 KIA는 40차례나 역전승을 기록해 이 부분 전체 1위를 달렸다.
“질 것 같지가 않더라.” KIA 선수들이 올시즌 내내 입에 달고 산 말이다. 어떤 순간이 와도 ‘우리는 이 경기를 뒤집을 수 있다’는 마음이 팽배하다. 그런 기세에 상대팀은 앞서고 있어도 되레 쫓긴다. KIA가 올 시즌 우승할 수 있던 비결은 여기에 있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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