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원맨쇼’ 100분… 전술 안 보이고, 선수 개인기 의존

‘손흥민 원맨쇼’ 100분… 전술 안 보이고, 선수 개인기 의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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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명보 전술 안 보이고, 선수 개인기 의존… 갈 길 멀어
월드컵 3차예선 오만 상대 3-1로 개운치 않은 첫 승
변형 스리백에 기동력 떨어져 위기 자초해
76위 약체 상대 후반 중반까지 승기 못 잡아
3득점 모두 ‘1골 2도움’ 손흥민 능력에 기대
양민혁 등 벤치에… “세대교체 소극적” 지적


수렁에 빠졌던 홍명보호가 귀중한 첫 승리를 거뒀음에도 여전히 물음표를 지우지 못했다.
홍명보식 전술 ‘라볼피아나’는 뚜렷한 색깔을 드러내지 못한 채 결국 ‘캡틴’ 손흥민(32·토트넘) 등 주축 선수들의 재능에 맡긴 ‘해줘’ 축구에 의존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11일 오만 무스카트의 술탄 카부스 경기장에서 끝난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B조 2차전 오만과의 원정 경기서 3-1로 승리했다.
전반 10분 황희찬(28·울버햄프턴)의 선제골로 앞서갔지만 전반 47분 정승현(30·알 와슬)의 자책골로 동점을 내줬다.
하지만 후반 37분 손흥민의 중거리슛 결승골과 후반 56분 주민규(34·울산)의 쐐기골로 승부를 갈랐다.
지난 5일 홈에서 팔레스타인과의 1차전서 0-0으로 비겨 자존심을 구긴 한국은 첫 승리와 함께 3차 예선 전적 1승1무로 요르단과 동률을 이뤘지만 2경기에서 4골을 넣은 요르단에 다득점에서 밀려 조 2위에 자리했다.
손흥민이 11일 무스카트 술탄 카부스 경기장에서 끝난 2026 북중미 월드컵 3차 예선 오만과의 B조 2차전에서 후반 37분 결승골을 넣은 뒤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무스카트=연합뉴스
10년 만에 지휘봉을 잡은 홍 감독도 부임 2경기 만에 승리를 거뒀지만 그 기쁨을 누리기엔 많은 과제를 남겼다.
FIFA 랭킹 23위인 한국은 76위 오만을 상대로 후반 중반까지 승기를 가져오지 못했다.
중앙 미드필더를 빌드업 과정서 후방에 내려 변형 ‘스리백’을 형성한 뒤 공격을 전개하는 홍명보식 라볼피아나 전술은 박용우(31·알 아인) 등 베테랑 미드필더의 기동력이 떨어져 위기를 자초했다.
공수 간격이 벌어진 탓에 전개도 원활하게 이어지지 않았다.

결국 홍명보호를 구한 것도 손흥민의 ‘원맨쇼’였다.
손흥민은 결승골을 포함해 1골 2도움을 기록했다.
황희찬의 선제골을 도왔고, 후반 추가시간엔 주민규의 쐐기골을 어시스트했다.
16분이나 되는 긴 후반 추가시간 탓에 손흥민은 이날 100분이나 풀타임 활약하며 투혼을 불살랐다.
태극마크를 달고 통산 49호골을 쌓은 손흥민은 A매치 개인 최다 득점 2위인 황선홍 대전 감독(50골)을 1골 차로 따라왔다.
손흥민은 승리한 뒤 “항상 승리가 너무나도 좋다.
승리하려면 많은 희생과 노력이 동반돼야 하는데, 오늘 모든 선수가 그런 측면에서 하나가 돼서 좋은 결과를 얻었다고 생각한다”며 “매번 최고의 경기를 보여드릴 수 있도록, 또 인생 최고의 경기를 펼치도록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홍 감독이 세대교체 시도에 소극적인 것도 아쉽다.
이번 2연전 소집 명단엔 ‘고교생 천재’ 양민혁(18·강원)을 포함해 정호연(23·광주), 배준호(21·스토크 시티) 등이 대표팀에 이름을 올렸으나, 그라운드를 밟지 못했다.
선발 평균 연령이 30살에 가까운 ‘노장 팀’인 한국은 2년 뒤 치러질 월드컵 본선 무대를 대비하기 위해 세대교체가 절실한 때다.

홍 감독은 경기 뒤 기자회견서 “어려운 경기였다.
승리를 거둔 우리 선수들에게 진심으로 축하한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며 “전체적으로 준비한 대로 잘 됐다.
훈련한 시간에 비해 전체적으로 다 좋았던 것 같다”고 자화자찬했다.

첫 승리를 신고한 홍명보호는 다음 달 10일 요르단과 B조 3차전 원정 경기, 15일 이라크와 4차전 홈 경기를 치르면서 중동의 강호들을 차례로 만난다.

한편 ‘숙적’ 일본은 이날 바레인과의 원정 경기서 골찬지를 벌이며 5-0 대승을 거뒀다.
직전 중국전서 7골을 터뜨린 일본은 이번 바레인 원정까지 3차 예선 C조 2경기에서 12골을 퍼부으며 무실점을 기록하는 저력을 과시했다.
장한서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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