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 당연했던 어린 시절… 삼성 왕조, 제가 다시 해보겠습니다”

“우승 당연했던 어린 시절… 삼성 왕조, 제가 다시 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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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고 배찬승이 11일 서울 롯데호텔 월드 크리스탈볼룸에서 열린 '2025 KBO 신인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3순위로 지명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스포츠월드 김두홍 기자 [email protected]

푸른 피의 1라운더, 패기가 넘친다.

대구고 좌완 배찬승은 11일 서울 롯데호텔 월드 크리스탈볼룸에서 열린 2025 KBO 신인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전체 3순위로 삼성의 지명을 받았다.

이번 드래프트에서 관심이 집중된 곳이 바로 ‘3순위 쟁탈전’이었다.
부동의 ‘TOP2’ 정현우(덕수고·키움), 정우주(전주고·한화)의 존재 때문이었다.
예상대로 쌍두마차가 달려나간 가운데, 모두가 3순위 지명권을 쥔 삼성을 주목했다.

당초 광주일고 좌완 김태현, 덕수고 우완 김태형이 이파전을 벌이던 양상이었다.
하지만 배찬승의 주가가 드래프트를 얼마 남기지 않고 치솟았다.
모교인 대구고의 전국대회 출전 불발로 타 경쟁자들에 비해 스포트라이트를 많이 받지 못했지만, 최고 153㎞에 달하는 패스트볼의 묵직한 구위로 눈길을 사로잡았다.

고3인 올해 11경기 2승2패, 평균자책점 3.44를 기록했다.
최근 대만에서 열린 제13회 아시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에서도 태극마크와 함께 활약했다.
특히 일본전에 나서 3이닝 5탈삼진 무실점 쾌투로 눈도장을 쾅 찍었다.
그렇게 자신의 실력만으로 3순위 영광을 움켜쥐었다.

삼성 이종열 단장은 “강속구를 던질 줄 아는 좌완 불펜이 필요했다.
U-18 대회 퍼포먼스를 보며 삼성을 강한 팀으로 만들 수 있는 선수라 선택했다”고 지명 이유를 밝혔다.

정작 배찬승은 이 단장의 기쁜 소감을 듣지 못했다.
“이름이 불리기만 기다리느라 너무 긴장됐다.
제대로 못 들었다”고 웃은 그는 인터뷰장에서도 여전히 “얼떨떨하다”며 긴장감을 숨기지 못했다.

3순위를 예상했나 묻자 “드래프트 참가한 투수 중에 워낙 좋은 투수가 많았기에 3순위는 예상을 못했다.
반반 확률이라 생각했는데 뽑히게 돼 기분이 정말 좋다”고 웃기도 했다.

선수 본인에게나, 가족들에게나 너무나 반가운 삼성 지명이다.
대구 옥산초-협성경복중-대구고를 나온 대구 토박이다.
그는 “대구에서 태어나 원래 삼성 팬이다.
처음 삼성 야구를 볼 때는 외야수를 하고 있었어서 박해민 선수를 정말 좋아했다”고 수줍게 웃었다.

삼성이 2010년대 초반 구가한 ‘왕조 시절’의 끝자락을 함께 했던 ‘삼린이’다.
삼성의 ‘V7’이 빚어진 2013년에 그는 초등학교 1학년이었다.
삼성의 우승은 2014년에도 이어졌지만, 2015년 한국시리즈에서의 패배를 끝으로 왕조가 저물고 말았다.

그는 “딱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야구를 보기 시작했다.
왕조 시절 우승하는 걸 봤다.
그때는 삼성이 그냥 우승하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했다”고 순수했던 시절의 팬심을 떠올렸다.

이어 “그 다음부터는 (우승을) 보질 못했다.
이번에 삼성에 들어가게 됐으니 제가 다시 한번 왕조를 만들 수 있게 해보겠다”며 “부모님도 전부 다 삼성을 좋아하신다.
제 피는 이제부터 푸른색이다.
제 힘으로 팀 우승을 만들어보고 싶다”는 벅찬 각오를 전했다.

허행운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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