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이웅희 기자] 대한민국 주짓수 국가대표 상비군 출신 정현선(30·어반주짓수 공덕·주짓수코리아 후원)이 세계 최고 종합격투기 무대에서 활약한 일본 선수에 비록 패했다. 하지만 현지 반응은 긍정적이다.
일본 ‘간류지마 버추얼 서바이벌 2’가 지난 7일 세계 동시 녹화중계로 공개됐다. 전국체육대회 레슬링 자유형 우승자 정현선은 2023년까지 UFC 파이터였던 무라타 가나코(31)와 Quintet 57㎏ 8분 경기로 맞붙었다.
정현선은 스탠딩 레슬링 공방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공격 의지 없이 소극적으로 수비를 계속했다는 이유로 3분 21초쯤 지도를 한 차례 받았다. 6분46초경 발목 굳히기를 노렸지만, 서브미션에는 실패하면서 지도 없이 경기를 마친 무라타 가나코한테 졌다.
2014년 “진정한 사무라이 전사를 목표로 하는 새로운 이벤트”를 표방하며 등장한 ‘간류지마’는 공평한 이종격투기 대결의 실현, 무술과 엔터테인먼트의 융합을 내세워 일본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다.
정현선은 KMMA 파이터 에이전시를 통해 ‘간류지마’와 계약을 맺고 무라타 가나코를 상대했다. KMMA는 김대환 UFC 해설위원과 정용준 전 UFC·로드FC·스파이더 주짓수 해설위원이 의기투합하여 만든 종합격투기 단체다.
‘퀸텟’은 발뒤꿈치 돌려 꺾기(Heel Hook), 슬램 등 머리에 대한 직접 공격, 크랩에 의한 테이크다운, 점프 클로즈드 가드를 중대한 반칙으로 간주하여 즉시 실격 처리하는 서브미션 그래플링 종목이다.
심판에 의해 지도를 3차례 받으면 패배한다. 8분 동안 항복을 선언하거나 조르기 기술에 실신하지 않으면 지도가 적은 선수가 이긴다. 지도 숫자가 같거나 둘 다 지도 없이 경기를 마치면 무승부다.
무라타 가나코는 2012년 제35회 아시아레슬링위원회(AAWC) 선수권대회 우승, 2013년 제27회 국제대학스포츠연맹(FISU) 월드 게임 동메달을 획득한 자유형 55㎏ 스타였다.
여기에 유도와 종합격투기 경험이 더해지면서 던지기는 확실히 무라타 가나코의 우위였다. 그러나 정현선이 일어나지 못하고 그라운드 상태 유지를 허용한 것은 1번이 전부였다. 넘어져도 잘 깔리진 않았다는 얘기다.
정현선은 전북체육고등학교 시절 2011년 제92회 전국체육대회 자유형 레슬링 48㎏ 금메달을 땄다. 2023년도 대한주짓수회 여자일반부 57㎏ 국가대표 상비군을 지냈다.
열세가 분명한 경력만큼 무라타 가나코한테 일방적으로 당하진 않았다. 게다가 정현선은 레슬러 출신이기는 하지만, 도복 없이 겨루는(No-Gi) 서브미션 그래플링 매치는 간류지마가 처음이다. ‘한국의 쓰요카와 유술가(주짓수 선수)’라는 별명을 얻는 등 현지에서 실력과 상업적인 가치를 동시에 인정받았다. ‘쓰요카와’는 강하다(쓰요이)와 귀엽다(가와이)를 합친 일본의 신조어다.
정현선은 “간류지마를 계기로 노기 대회 출전에 열린 마음을 갖게 됐다. 종합격투기 데뷔 제안도 많이 받았는데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 (지금은 주짓수 선수라고 해서) 레슬링 또한 놓지 않아야 한다는 것을 느꼈다”고 소감을 밝혔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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