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진서 9단이 다시 시작된 바둑 삼국지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신진서는 10일 서울 성동구 한국기원 2층 대국장에서 취저우 란커배 세계바둑오픈전 우승 기념 공동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신진서는 지난 8월 제2회 취저우 란커배 세계바둑오픈전에서 중국의 구쯔하오 9단을 누르고 우승했다. 1국에서 180수 백 불계승, 2국에서 191수 흑 불계승을 했다.
이번 기자회견은 우승을 기념하는 자리다. 신진서는 "올해 초 영광스러운 일이 많았다. 아쉬운 순간도 있었다. 이제 다시 정신을 차렸다. 지난해 아픔이었던 란커배에서 우승했다. 그래도 아직 중요한 기전이 남았다"고 말했다. 이어 신진서는 "남은 메이저 세계 기전인 삼성화재배가 가장 중요하다. 한 번 우승하긴 했지만, 운이 좀처럼 따라주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일류 기사한테는 운보다 실력이 중요하다. 이번에는 좋은 성적을 거두고 싶다"고 덧붙였다. 신진서는 2016년부터 2~3년간 슬럼프를 겪었다. 당시를 떠올리던 신진서는 "어릴 때는 생각도 부족했다. 너무 힘들었다. 예전의 많은 실패를 통해 지금은 나도 많이 성장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인지 최근의 슬럼프는 쉽게 극복한 것 같다. 어릴 때는 상금보다는 대국을 봤다. 20대가 되고 나서는 상금도 본다. 지금은 상금이 따라오는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최근 바둑계는 다시 삼국지 구도가 조성되는 모양새다. 일본의 이치리키 료가 응씨배 세계프로바둑 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하면서다. 일본의 첫 응씨배 우승이자, 19년 5개월 만의 메이저 세계 기전 우승으로 기록됐다. 신진서는 "이치리키는 우수한 기사다. 대단한 노력을 기울인 것 같다. 일본 기사는 속기 기전일수록 불리할 수밖에 없다. 응씨배는 불리한 무대였다. 이치리키는 이를 이겨냈다. 대단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신진서는 "이치리키의 우승으로 일본에서도 메이저 세계 기전이 창설되지 않을까 싶다. 이치리키 키즈가 탄생할 것 같다. 한국, 중국, 일본의 기력이 발전하고 있다. 바둑이 더 재밌어질 것 같다"고 덧붙였다. 신진서는 도래하는 바둑 삼국지를 앞두고 한국 기사들에게 당부의 말을 전했다. "당분간은 한국과 중국의 치열한 싸움이지 않을까 싶다. 한국 기사들이 중국 기사들을 상대할 때 자신감을 느끼고 임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한국 기사들이 힘을 내줬으면 좋겠다. " 신진서는 연간 상금 15억원 돌파를 눈앞에 뒀다. 돌파 시 연간 최다 상금 기록이다. 종전 최다 상금 기록은 2023년 신진서가 세운 14억7961만7514원이다.
올해 신진서는 13억4069만8200원을 모았다. 남은 기전은 삼성화재배, 명인전, KB국민은행 바둑리그, 중국 갑조리그 등이다. 현재의 흐름이면 충분히 기록을 경신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