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격 2관왕’ 박진호, 패럴림픽 MVP 선정…‘공무원’에 뺏길 뻔했던 사격 ‘GOAT’ [파리2024]

‘사격 2관왕’ 박진호, 패럴림픽 MVP 선정…‘공무원’에 뺏길 뻔했던 사격 ‘GOAT’ [파리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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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파리=김동영 기자] 사격 대표팀 박진호(47·강릉시청)가 2024 파리 패럴림픽 대한민국 선수단 최고의 ‘별’이 됐다.
당당히 대회 MVP에 선정됐다.
사격 ‘GOAT(Greatest Of All Time)’가 여기 있다.
공무원이 될 뻔했다는 점이 놀랍다.

2024 파리 패럴림픽 MVP는 출입 언론사 투표로 선정했다.
총 36표 가운데 유효표 29표였고, 박진호는 무려 23표를 얻었다.
5표를 얻은 보치아 정호원(38·강원특별자치도장애인체육회)을 제치고 MVP가 됐다.
3위는 1표를 얻은 트라이애슬론 김황태(47·포스코퓨처엠)다.

박진호는 8월31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샤토루 사격센터에서 열린 사격 R1 남자 10m 공기소총 입사(스포츠등급 SH1) 결선에서 294.4점을 쏴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각종 국제대회에서 우승을 휩쓸었다.
유독 패럴림픽만 정상에 서지 못했다.
2020 도쿄대회 때는 0.1점이 부족해 은메달에 만족해야 했다.
이번 대회에서 마침내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3일 또 터졌다.
사격 R7 남자 50m 소총 3자세(스포츠등급 SH1) 결선에서 454.6점(슬사 150점, 복사 154.4점, 입사 150.2점)을 쏘며 다시 금메달을 품었다.
2관왕이다.
이후 5일 열린 사격 R6 혼성 50m 소총 복사(스포츠등급 SH1)에서는 6위에 자리했다.

박진호 덕분에 한국도 목표를 달성했다.
금메달 5개를 잡고 왔다.
총 6개 땄다.
120% 초과 달성이다.
박진호 혼자 33.3%를 책임졌다.
MVP 선정은 어찌 보면 당연했다.
박진호는 후원사 도요타코리아가 제공하는 차량을 받게 된다.



대회를 마친 지난 8일 랜드마크 에펠탑 인근에서 박진호를 만났다.
“2관왕을 했다는 게 이제 좀 실감이 난다.
차분하게 즐기고 있다.
샤토루에 있다가 파리로 왔다.
선수촌 내 부대시설을 구경하고, 아는 선수들을 만나면 반갑게 인사하며 즐겁게 지냈다”고 설명했다.

이날 현장에서는 금메달리스트 박진호와 사진을 찍으려는 사람이 몰렸다.
박진호는 아이들에게 금메달을 목에 걸어주는 등 반갑게 맞이했다.
사진 촬영도 흔쾌히 했다.



박진호는 “첫 메달을 따고 나서 많은 분이 반겨주셨다.
오늘처럼 사진 요청을 많이 받았다.
그날 이후부터 조금씩 몸이 안 좋아지기 시작했다.
(두 번째 금메달을 딴)소총 3자세 경기를 하는 날에는 약을 먹고 다행히 정상 컨디션으로 경기할 수 있었다”고 돌아봤다.

이어 “이후 체온이 38도까지 오르더니 복사 경기 날 새벽에는 40도가 넘더라. 6위에 그쳤다.
복사도 많이 준비했는데 아쉽다.
그래도 미련이 남지는 않는다.
2관왕이 너무 만족스럽다.
다음을 위한 동기부여도 된다”고 설명했다.



‘사격 GOAT’라고 하자 손사래부터 쳤다.
“아니다.
처음 운동을 접하면서 들은 글귀가 있다.
‘발전하고자 하는 의지가 멈추면 도태는 시작된다’는 말이다.
몸이 받쳐지는 한 계속 운동할 생각이다.
계속 발전하겠다”고 강조했다.

체대 출신 박진호는 25살이던 2002년 낙상사고로 척수 장애를 입었다.
충격일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사격은 어떻게 시작하게 됐을까.

그는 “처음에는 공무원 시험을 준비할까 생각했다.
어려서부터 운동만 했다.
운동을 하는 게 좋겠다는 결론을 내렸다.
사격을 추천받아서 선택하게 됐다.
총에 끌렸던 것 같다.
사격 자체는 군대에서 처음 접했다.
군대에서도 총을 잘 쐈다.
저격 집체 교육을 6개월 동안 받은 적이 있다”며 웃었다.



패럴림픽을 돌아봤다.
“주변에서 정말 많이 도와주셔서 좋은 컨디션으로 뛸 수 있었다.
강릉시청 시장님 이하 관계자, 감독님, 팀 동료들, 트레이너, 코치님 등 모두에게 감사하다.
응원해 준 가족과 친구들에게 감사하다.
생각지도 못한 분들한테도 축하 메시지를 많이 받았다”고 했다.

이어 “뻔한 말일 수 있지만 그런 분들의 응원과 많은 지원이 있었기 때문에 2관왕도 가능했다.
그게 내 진심이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박진호는 “장애인에게 체육이 필요한 이유가 있다.
건강이다.
나도 처음에는 방황의 시간이 있었지만, 운동을 하면서 나름의 사회생활이 다시 시작됐다.
요즘은 시작할 여건이 좋아졌다.
열심히만 한다면 다시 사회로 복귀할 기회가 많다.
무엇보다 몸을 위해서 집에서 나와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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