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잠실=윤세호 기자] “이병규 같은 타자가 될 수 있다. ”
재능에 대한 확신이 있다. 그래서 꾸준히 선발 출장시킨다. 마침 결과도 낸다. LG 염경엽 감독이 이영빈이 영구결번된 이병규 삼성 2군 감독과 같은 선수가 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염 감독은 10일 잠실 롯데전을 앞두고 이영빈의 최근 활약에 대해 “모창민 코치와 이영빈이 열심히 훈련한 결과”라고 말했다.
지난 7월 상무에서 군복무를 마친 이영빈은 전역 후 1군 무대에서 타율 0.429(28타수 12안타) 2홈런 7타점 OPS 1.108로 활약 중이다. 표본이 많지는 않으나 지난 8일 잠실 한화전에서 2홈런 4안타로 펄펄 날면서 팀의 완승을 이끌었다.
결과에 앞서 과정도 남다르다. LG는 이영빈을 비롯해 젊은 선수들이 조를 나눠 경기 전후 맹훈련에 임한다. 경기 전 두 시간, 경기 후 한 시간 모창민 타격 코치와 추가 훈련을 하는데 훈련 프로그램의 성과가 나온다.
지난 7일 경기에서 이영빈이 앞쪽 무릎을 꿇고 유인구를 안타로 연결한 런지 스윙이 그랬다. 갑자기 나온 동작이 아닌, 따로 훈련에 임한 결과였다. 이영빈은 8일 경기 후 “그제 감독님께서 런지 스윙을 알려주셨다. 그리고 신기하게 다음날 바로 그렇게 해서 안타가 나왔다”고 말한 바 있다.
염 감독은 “과거 현대에서 뛸 때 알게 됐다. 당시 마무리 캠프를 일본 고베에서 했다. 오릭스 구단과 같은 장소를 썼는데 오랫동안 개인 훈련하는 선수 한 명이 있더라. 누군지 보니 이치로였다”며 “이치로는 꼭 혼자 남아서 훈련했다. 처음에는 시속 160㎞ 기계 볼을 쳤다. 점점 앞으로 위치를 옮기며 치더라. 그러다가 뒤에는 변화구를 콘택트하는 훈련을 했다. 거기서 런지 스윙을 봤다”고 돌아봤다.
이후 지도자가 된 염 감독은 이를 프로그램화했다. 그는 “넥센에서도 그랬고 모든 팀에 런지 스윙을 넣었다. 유인구도 콘택트할 수 있으면 결과가 완전히 달라진다. 이치로가 보여주지 않았나. 이치로는 2스트라이크 이후에도 타율이 높았다. 250안타를 넘게 친 해 2스트라이크 타율이 보통 타자보다 훨씬 높았다”고 말했다.
이치로는 2004년 262안타로 빅리그 역대 한 시즌 최다 안타를 기록했다. 당해 타율이 0.372. 2스트라이크 타율은 0.284였다. 타자 대부분이 2스트라이크 후 1할대 혹은 2할대 초반으로 타율이 떨어진다. 당해 이치로는 2스트라이크 후에도 보통 선수보다 높은 타율을 올렸다.
물론 아직 이영빈은 이치로가 아니다. 그래도 목표 지점을 뚜렷하게 잡고 과정을 밟는다. 염 감독은 ‘앞으로 이영빈이 어떤 스타일의 타자가 된다고 보나?’는 질문에 “이병규 같은 타자가 될 수 있다”고 답했다. 이영빈이 잠실구장 좌측에 늘 걸려있는 ‘9번’과 같은 타자가 될 수 있다고 믿었다.
당연히 이날도 선발 출장한다. LG는 홍창기(우익수)~김현수(좌익수)~오스틴 딘(지명타자)~문보경(3루수)~오지환(유격수)~박동원(포수)~이영빈(1루수)~박해민(중견수)~구본혁(2루수)으로 라인업을 짰다. 선발 투수는 임찬규다. 이영빈은 지난 6일 잠실 한화전부터 4연속경기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email protected]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