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파리=김동영 기자] 정진완 대한장애인체육회장이 2024 파리 패럴림픽을 돌아보며 “많은 감동을 준 선수들이 자랑스럽다”라고 자평한 뒤 “좀 더 많은 장애인이 기회를 받을 수 있도록 전략 종목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정진완 회장은 8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인근 오베르빌리에 메인프레스센터(MPC)에서 열린 결산 기자회견에서 “목표 달성 여부를 차치하고 모든 선수가 최선을 다한 대회였다”며 “다만 앞으로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명확한 숙제도 남겼다. 앞으로 차근차근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한국 선수단은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 6개와 은메달 10개, 동메달 14개를 획득해 종합 순위 22위에 올랐다. 개막 전 목표로 세운 금메달 5개를 초과 달성했다. 목표 대비 120% 달성이다.
사격에서 금메달 3개, 은메달 1개, 동메달 2개를 땄고, 탁구에서 금메달 2개, 은메달 3개, 동메달 9개를 쓸어 담았다. 특히 사격의 박진호(강릉시청)는 2관왕에 올랐다.
한국은 파리 올림픽 사격에서 좋은 성적(금메달 3개, 은메달 3개)을 내더니 패럴림픽에서도 기대 이상의 성과를 올렸다. 장애인 사격 대표팀은 2020 도쿄 패럴림픽에서 금메달 획득에 실패한 바 있다.
장애인 사격 국가대표 출신인 정진완 회장은 ‘한국 사격이 올림픽에 이어 패럴림픽에서도 모두 좋은 성적을 거둔 배경’을 묻는 외신 기자 질문에 “장애인 사격 대표팀은 1980년대부터 비장애인 사격대표팀과 꾸준히 교류하며 시너지 효과를 냈다”고 운을 뗐다.
이어 “파리 패럴림픽 사격 대표팀은 비장애인 실업팀 사격 선수들과 함께 훈련하기도 했다. 이런 교류 활동이 장애인과 비장애인 대표팀에 좋은 영향을 준 것 같다”고 분석했다.
장애인 사격과 탁구는 기대 이상의 성적을 거뒀으나 타 종목은 상대적으로 저조한 성적을 거뒀다. 17개 출전 종목 중 메달을 딴 종목은 6개뿐이다. 일부 종목의 메달 편중 현상은 장애인체육계가 풀어야 할 숙제다.
정진완 회장은 이에 관해 “이번 대회를 앞두고 카누와 트라이애슬론은 장애인 연맹조차 없었다”며 “앞으로 장애인들이 다양한 종목에서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다만 “훈련 환경과 시설, 저변 문제 등 현실적인 상황을 고려했을 때 모든 종목에 초점을 맞출 순 없다. 최근 성적이 부진한 양궁과 2028 LA 패럴림픽 정식 종목 채택이 유력한 클라이밍 종목에 맞는 선수를 발굴하기 위해 노력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박종철 이천선수촌장 겸 총감독은 이와 관련해 “수영, 육상 등 기초 종목의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는데, 기초 육성 사업과 관련한 연구 용역도 진행하고 있다. 준비 과정을 거친다면 다음 대회부터는 경기력을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장애인 스포츠와 패럴림픽의 국민적 관심을 끌어올려야 하는 것도 이번 대회가 남긴 큰 숙제다. 한국 선수단은 투혼을 펼치며 관중들에게 큰 감동을 안겼지만, 정작 경기 대부분이 생중계되지 않아 국민적인 관심을 받지 못했다.
정진완 회장은 “장애인들은 장애인 선수들의 모습을 보고 자신감을 얻고 세상 밖으로 나온다. 나도 (교통사고 후) 병원에서 휠체어 농구 중계를 보고 장애인 선수의 꿈을 키웠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패럴림픽 중계는 많은 장애인이 희망을 가질 수 있도록 돕고, 비장애인들의 인식 개선에 도움을 줘서 사회 통합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좀 더 많은 패럴림픽 경기가 중계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어 “다행히 최근 정치권에서 장애인 스포츠 시청권 보장을 위한 입법 활동 움직임이 있다. 패럴림픽이 올림픽, 월드컵, 여자 월드컵처럼 ‘국민적 관심 대회’로 지정돼 방송사업자가 중계할 의무가 생긴다면 ‘더불어 사는 사회’에 한 걸음 더 나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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