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명 파동’의 책임 소재를 다 떠나 제 잘못… 행동이나 말 신중하지 못했다” [김사니 인터뷰③]

“‘항명 파동’의 책임 소재를 다 떠나 제 잘못… 행동이나 말 신중하지 못했다” [김사니 인터뷰③]

M 최고관리자 0 1
인터뷰가 무르익었고, 결국 그 이야기를를 꺼내지 않을 수 없었다.
김사니의 IBK기업은행 코치 2년차 때 일어났던 ‘항명 파동’ 얘기였다.


간단하게 요약하면, 2021~2022시즌이 한창 진행 중이던 2021년 11월 세터 코치였던 김사니가 담당한 선수였던 당시 IBK기업은행의 주전 세터 조송화의 무단이탈이 있었고, 서남원 감독이 이를 질책하는 과정이 있었다.
이에 김사니도 코치직 사임 의사를 밝혔으나 IBK기업은행 프런트의 선택은 윤재섭 단장과 서남원 감독의 동시 경질이었다.
이후 공석이 된 감독 자리를 IBK기업은행 프런트는 김사니 코치에게 맡아달라고 요청했고, 여러 번의 고사 끝에 김사니 코치는 감독대행 자리를 맡게 됐다.
IBK 기업은행 전 코치 김사니. 허정호 선임기자
사실 일련의 사태가 벌어지는 과정에서 가장 처신을 제대로 하지 못한 것은 IBK기업은행 프런트였다.
갈등을 봉합해 서 전 감독과 김 전 코치가 함께 다시 팀을 이끄는 그림을 만들었거나 둘 다를 내보내고 새 판을 짰어야 했다.
그러나 IBK기업은행 프런트는 김사니에게 감독대행직을 요청했고, 끝까지 고사하던 김사니 코치는 감독대행을 맡게 됐다.
결국 모양새가 김사니 감독대행이 서 감독을 밀어낸 게 되면서 모든 비난은 김사니에게 쏠렸다.

당시를 돌이켜보던 김사니는 “어떤 책임 소재를 다 떠나서 그때 당시 저의 행동이나 말 등이 너무 조심스럽지 못했다고 생각한다.
다 제 잘못”이라면서 “좀 더 신중하게 어휘를 선택하고 행동을 했어야 하는데, 너무 궁지로 몰린데다 제가 하지 않은 행동들도 제가 한 것으로 덮어지다 보니 억울하기도 했다.
지금 생각해도 그 부분이 가장 후회스럽고 죄송스럽다”라고 말했다.
이어 “초중고, 그리고 프로를 거치며 선수로서, 해설위원으로서, 그리고 코치까지 항상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보니 나도 모르게 프라이드랄까, 자존심 같은 게 높아졌던 것 같다.
그래서 다치기가 싫었던 것 같다.
제 잘못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내가 잘못한 만큼만 혼나고 싶었던 마음이었던 것 같다”라면서 “그 시간은 나를 둥글둥글하게 깎는 시간이 됐던 것 같다.
이후엔 누구를 대할 때도 말 한 마디 한 마디를 조심하게 되고, 다시는 후회할 행동을 하지 말자라는 마음으로 살고 있다.
그 일을 겪은 뒤 이젠 나이에 맞게 행동을 하고 성숙해진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당시 스포츠부를 떠나 경제부 출입을 하던 본 기자가 이 일련의 사태를 취재 기자가 아닌 배구 팬의 입장에서 바라보면서 의아했던 것은 언젠가 김사니가 감독직을 맡게 될 것이란 것을 배구계 안팎에서 모두 다 알고 있었다는 사실이다.
본인 역시 착실히 지도자 수업을 받은 뒤엔 언젠가 팀을 이끌 것이란 것을 알고 있었을 텐데 ‘왜 참지 못했을까’라는 것에 대한 의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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