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그룹 뉴진스가 소속사 하이브를 상대로 폭탄발언을 쏟아내자 회사 주가가 휘청거렸다.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의 복귀를 회사측에 요구한 건데, 기업 가치가 움직일 정도로 파장이 컸다.
주식시장에 반영된 하이브 주가는 뉴진스의 라이브 방송이 공개된 다음날인 지난 12일 장중 한때 6%까지 급락했다. 같은날 종가는 2.82% 하락한 채 마감됐고, 이후 주가는 반등하지 못한 채 하락세를 걸었다.
뉴진스 발언이 주가에 영향을 미칠수 있었던 데는 성장 가능성과 하이브 매출에서 기여도가 상당하기 때문이다. 뉴진스가 속한 레이블 어도어는 지난해 매출액 1103억원, 순이익 265억원을 기록했다. 하이브의 국내 6개 레이블 매출액의 10%, 순이익의 11%를 차지했다. 특히 매출은 전년(186억원)보다 5배 이상 증가해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아티스트 발언이 기업가치에 영향을 미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22년 하이브 주력 아티스트 BTS(방탄소년단)가 단체 활동 중단을 발표했을 때도 비슷한 사례가 있었다. 당시 BTS는 개인 활동을 위한 휴식기를 발표했고, 이 소식이 전해지자 하이브의 주가는 하루 만에 24% 가까이 급락했다. BTS의 글로벌 인기는 하이브의 매출과 성장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었기 때문에, 그들의 단체 활동 중단 발표는 시장에서 큰 충격으로 받아들여졌다.
하이브는 그간 뉴진스를 보호해야 할 자산이자 중요한 아티스트로 여겨왔다. 이 상황에서 뉴진스가 민 전 대표의 복귀를 요구하고 이를 수용하지 않을 경우 법적 조치를 취할 가능성을 암시하자 하이브에는 악재가 됐다. 회사는 중대한 선택의 기로에 놓이게 됐다. 만약 하이브가 뉴진스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고 법적 분쟁이 발생한다면 하이브의 재정적 리스크를 더욱 키우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민 전 대표와의 법적 소송이 현재진행중이라는 점도 부담이다. 이 상황에서 만약 뉴진스와도 소송이 벌어진다면 하이브는 이중의 법적 전선에 직면하게 된다.
업계에선 뉴진스와 BTS 사례가 기업의 재정안정성과 주가에 직결되는 사례로 평가한다. 아티스트가 회사 경영에 미치는 영향이 그 어느 때보다 강해졌다는 얘기다.
업계 관계자는 "아티스트와의 관계를 관리하는 데 있어 더 높은 전략적 사고가 필요함을 시사하는 것"이라며 "하이브의 대응이 향후 K팝 시장의 방향성에도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강나훔 기자 [email protected]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배포금지> |